**차량 제원**
Dimesion
길이 4,383mm
너비 1,866mm
높이 1,255mm
공차중량 1,570kg
Engine
타입 V8 DOHC
배기량 4270cc
최고출력 380마력/7000rpm
최대토크 41.7kg·m/5000rpm
리터 당 마력비 88.9마력/ℓ
무게 당 마력비 242마력/톤
Performance
최고속도 시속 281.6km
0→시속 100km 가속 5.0 초
Transmission
뒷바퀴굴림 구동계, 그라치아노 수동 6단 변속기, 카본파이버 프로펠러샤프트, 경합금 토크 튜브,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
Gear ratios
1st 3.154
2nd 1.974
3rd 1.435
4th 1.148
5th 0.935
6th 0.775
Construction
본딩-리벳 알루미늄 섀시, 알루미늄 합금, 스틸, 복합소재, 마그네슘 합금 보디

**차량 소개**

V8 밴티지는 2003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밴티지 컨셉트로 선보인 지 26개월 만인 올해 제네바 오토살롱에서 공식 데뷔했다.

V8 밴티지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과거의 낡은 애스턴이 아니기 때문이다. DB7은 사랑스러운 차임에 분명했지만 결코 훌륭한 차라고는 할 수 없다. 우아하고 아름다웠지만, 그래서 갖고 싶다기보다는 DB7 자체를 무던히도 열망했던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백지상태에서 출발한 V8 밴티지는 우리에게 그 무엇도 기대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동급 시장에서 최고를 가려야 하는 입장에선 매우 행복한 일이고 그 맞수는 당연히 911이 될 것이다.

애스턴마틴은 DB7의 부족함을 보완하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진화를 이루어낸 것이 분명했다. DB7의 실루엣은 애스턴마틴의 DNA로 충실한 DB4나 DB5보다 오히려 재규어 XJS에 가까웠다. 하지만 밴티지는 성공적인 DB9을 거쳐 DB7로부터 완전히 탈피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VH(Vertical-Horizontal) 플랫폼이라는, DB9와 밴티지가 공유하는 구조적인 DNA까지 무시할 수는 없다. 밴티지와 DB9는 뱅퀴시와 DB9의 차이만큼이나 다른 느낌이고 그 차이를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V8 밴티지는 2+2 시터 구성인 DB9의 펑키한 동생 정도로 여겨진다. 사진 속에서처럼 노란색 보디컬러를 걸쳐입지 않더라도 말이다.

짧은 오버행과 넓은 휠하우스, 갸름한 사이드윈도가 만들어내는 옆모습은 한층 위압적이다. 윈도그래픽과 긴장감 어린 루프는 오히려 DB9보다도 클래식한 느낌이지만, 볼륨감 넘치는 보디라인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 애스턴마틴 라인업 중 가장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어디에서건 불필요한 선을 찾아볼 수 없고, 길이는 포르쉐의 신형 911 카레라 S보다 2인치(50.8mm)가 더 짧아 전체적으로 탄탄한 긴장감이 묻어난다.

밴티지는 보는 각도와 거리에 따라 고유의 특징들을 드러내곤 다시 감추어버린다. 놀랍도록 아름답다. 보는 내내, 어떤 부분을 뜯어보더라도 감탄사가 그치지 않는다. 저 둥근 휠아치하며 땅끝을 향해 매끈하게 떨어져 내리는 노즈를 보라. 가슴 설레는 덕테일은 어떤가? 더군다나 이 차는 뒤 유리와 트렁크도어가 함께 열리는 ‘해치백’ 스타일이다.

이 한가지 디테일, 해치백 스타일은 밴티지가 911보다 확실한 우위를 자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성싶다. 하지만 911 운전자의 99%는 아직도 뒷좌석 등받이를 접어 짐공간으로 쓰고 있다. 게다가 앞좌석을 거치지 않으면 뒤쪽 공간 근처에도 갈 수 없다.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이다.

물론 911과 엔진 위치가 다른 밴티지에게도 작은 문제가 있긴 하다. 트랜스액슬이 트렁크 플로어의 바로 아래 놓여있어 짐공간이 그리 넉넉하지 못하다. 포르쉐가 리어 엔진의 911로도 타르가나 카브리올레 혹은 2가지 모두를 개발하는데 전혀 소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밴티지의 V8 엔진은 재규어 V8을 기본으로 개발되었지만 레이아웃과 특성은 많은 차이가 있다. 드라이섬프 윤활방식으로 무게중심을 크게 낮추고 핸들링 성능은 더욱 끌어올렸다. 뱅퀴시 S와 H섹션 커넥팅 로드를 공유했고 가변 밸브 타이밍 기구를 갖춘 다소 구식인 32밸브 헤드 역시 애스턴마틴만의 독특한 자랑거리라 할 수 있다. 애스턴마틴 기술진은 경량 알루미늄 섀시에 스틸과 각종 구성 패널을 덧댄 상태라도 911보다는 가볍다고 한다. 다만 상대적으로 더 큰 연료탱크와 엔진, 그리고 해치백 구조 등이 전체적인 무게를 늘려놓았을 뿐이다. V8 밴티지를 이모저모 뜯어보다 보니 애스턴마틴 엔지니어들의 생각이 또렷이 들리지 않는가? “우리가 만든 차는, 그래도 엔진이 제 자리에 똑바로 박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