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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남편의 이야기
07-02-11 21:43
춤추는 태양
28213
(총 107명)
첨부된 파일: P1080157.jpg

어느 남편의 이야기




저는 결혼 8년차에 접어드는 남자입니다.

한 3년전 쯤에 저는 이혼의 위기를 심각하게 겪었습니다.
그 심적 고통이야 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못하죠.

저의 경우는 딱히 큰 원인은 없었고 주로 아내 입에서 이혼하자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더군요.
저도 회사생활과 여러 집안 일로 지쳐있던 때라 맞받아쳤구요.

순식간에 각방쓰고 말도 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대화가 없으니 서로에 대한 불신은 갈수록 커갔구요...

사소한 일에도 서로가 밉게만 보이기 시작했죠.
그래서 암묵적으로 이혼의 타이밍만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아들도 눈치가 있는지 언제부턴가 시무룩해지고 짜증도 잘내고 잘 울고 그러더군요.
그런 아이를 보면 아내는 더 화를 불 같이 내더군요.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계속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이가 그러는 것이 우리 부부 때문에 그런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요...

가끔 외박도 했네요.
그런데 바가지 긁을 때가 좋은 거라고 저에 대해 정내미가 떨어졌는지 외박하고 들어가도 신경도 안쓰더군요.

아무튼 아시겠지만 뱀이 자기 꼬리를 먹어 들어가듯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었답니다.

그러기를 몇 달,

하루는 퇴근길에 어떤 과일 아주머니가 떨이라고 하면서 귤을 사달라고 간곡히 부탁하기에 다 사서 집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주방 탁자에 올려 놓고 욕실로 바로 들어가 씻고 나오는데, 아내가 내가 사온 귤을 까먹고 있더군요.

몇 개를 까먹더니 "귤이 참 맛있네" 하며 방으로 쓱 들어가더군요.
순간 제 머리를 쾅 치듯이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아내는 결혼 전부터 귤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하고, 결혼후 8년 동안 내 손으로 귤을 한번도 사들고 들어간 적이 없었던 거죠.

알고는 있었지만 미처 생각치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그 순간 뭔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예전 연애할 때, 길 가다가 아내는 귤 좌판상이 보이면 꼭 천원어치 사서 핸드백에 넣고 하나씩 사이좋게 까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져서 내 방으로 들어가 한참을 울었답니다.

시골집에 어쩌다 갈때는 귤을 박스채로 사들고 가는 내가 아내에게는 8년 간이나 몇 백원 안하는 귤 한 개 사주지 못했다니 마음이 그렇게 아플수가 없었습니다.

결혼 후에 나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전혀 쓰지 않게 되었다는 걸 알았죠.
아이 문제와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말이죠.

반면 아내는 나를 위해 철마다 보약에 반찬 한가지를 만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신경 많이 써 줬는데 말이죠.

그 며칠 후에도, 늦은 퇴근길에 보니 그 과일 좌판상 아주머니가 보이더군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또 샀습니다. 저도 오다가 하나 까먹어 보았구요.

며칠전 아내 말대로 정말 맛 있더군요. 그리고 살짝 주방 탁자에 올려 놓았죠.
마찬가지로 씻고 나오는데 아내는 이미 몇개 까먹었나 봅니다.
내가 묻지 않으면 말도 꺼내지 않던 아내가
" 이 귤 어디서 샀어요? "
" 응 전철 입구 근처 좌판에서 "
" 귤이 참 맛있네 "

몇 달만에 아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아직 잠들지 않은 아이에게도 몇 알 입에 넣어주구요.
그리고 직접 까서 아이 시켜서 저한테도 건네주는 아내를 보면서 식탁 위에 무심히 귤을 던져놓은 내 모습과 또 한번 비교하며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뭔가 잃어버린 걸 찾은 듯 집안에 온기가 생겨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 아내가 주방에 나와 아침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보통 제가 아침 일찍 출근하느라 사이가 안좋아진 후로는 아침을 해준적이 없었는데...

그냥 갈려고 하는데, 아내가 날 붙잡더군요. 한 술만 뜨고 가라구요.
마지못해 첫 술을 뜨는데, 목이 메여 밥이 도저히 안넘어 가더군요.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도 같이 울구요.

그리고 그동안 미안했다는 한마디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부끄러웠다고 할까요?

아내는 그렇게 작은 일로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일에도 감동받아 내게로 기대올 수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정말 바보 중에 상바보가 아니었나 싶은게 그간 아내에게 냉정하게 굴었던 내 자신이 후회스러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후, 우리 부부의 위기는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가끔은 싸우지만 걱정하지 않습니다.
귤이든 뭐든 우리 사이에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느 남편이 -

   
위의 글에 점수를 준다면?(평가참여시 머니 1원 지급)
                
  정지율. (2007-02-11 22:18)  
행복하세요^^*
  낄낄이 (2008-01-19 10:04)  
저도 행복하시길빌께요
  까르까르 (2007-02-12 16:08)  
아....아름다워요
  낄낄이 (2008-01-19 10:04)  
정말 아름답네요
  삼돌이 (2007-02-12 17:58)  
.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아르 (2007-02-12 19:18)  
아름다운이야기네요^^
  달자의봄 (2007-02-12 21:34)  
좋은 글이네요
  마이스타일 (2007-02-13 05:09)  
귤먹고시퍼지네 ㅎ
  낄낄이 (2008-01-19 10:04)  
저도 귤땡기네요
  건강하자 (2007-02-14 12:38)  
너무 아름답네요
  쌔끈녀 (2007-02-14 15:06)  
길어서 못읽겟네
  낄낄이 (2008-01-19 10:05)  
읽어보세요 좋은글이예요
  붕~날라차뿔라 (2007-02-14 20:42)  
서로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죠 ~
행복하세요
  낄낄이 (2008-01-19 10:05)  
서로 노력하는게중요
  나영 (2007-02-15 00:32)  
진짜아름다워요! 하긴노력해서안되는일은 없다고봐요
  석탄 (2007-02-15 12:25)  
좋은글이네요.....^^
  멋진그놈 (2007-02-16 02:56)  
다행이네요~해피엔딩이라서^^
  낄낄이 (2008-01-19 10:05)  
해피엔딩이라 정말 다행
  까불디망 (2007-02-20 13:21)  
진짜조은글이네..
  슈프림 (2007-02-20 23:51)  
정말 다행이네요... 힘내시고 건강하시고
화목한 가정으로...쭉
  낄낄이 (2008-01-19 10:05)  
정말 화목해보여요
  바벨 (2007-02-27 00:45)  
진짜 다행스럽습니다.
  옥장군 (2007-02-28 02:58)  
정말..너무 다행이네요..ㅎ
  악귀석이 (2007-02-28 13:00)  
감동적인 글이에여
  킹스2 (2007-03-11 19:00)  
남편이..정말아름다운.
  낄낄이 (2008-01-19 10:05)  
남편분최고
  보노보노 (2007-03-20 00:32)  
행복은 먼곳에 있는게 아닌거죠
  낄낄이 (2008-01-19 10:06)  
행복은 가까이 있따잖아요
  킹스 (2007-03-28 20:28)  
남편정말 아름다운 먼곳이.
  양텅 (2007-05-01 20:45)  
부럽고 좋게ㅐㅅ다 아름다운.
  붉은돼지 (2007-05-10 15:29)  
아이고 ~~ 개구쟁이네
  낄낄이 (2008-01-19 10:06)  
정말 개구쟁이같다
  양텅 (2007-05-27 22:00)  
으 개구장아잉고
  세우깡 (2007-06-02 16:25)  
헹버카다;이젱나는;
  GOOD~ (2007-06-06 21:43)  
으이~~ 아이가 장난꾸러기네요
  비옴 (2007-07-20 19:26)  
아 진짜 아기 기엽노
  ㅎ (2007-07-30 10:53)  
아 슬프당..내용이
  ㅎㅎㅗ (2007-08-07 16:44)  
그래도 잘 해결 됐으니 정말 다행이네요^^
  덥다휴 (2007-08-10 22:38)  
진짜로 끝난걸까?아니 벌써 왜 이렇게 쉽게
  아자아자 (2007-08-20 21:56)  
사랑은알수없어 미로찾기
  쌔끈녀 (2007-08-21 21:44)  
행복하게오래사세요
  하핫 (2007-09-14 22:15)  
아름다운글이네요
  하핫 (2007-09-14 22:15)  
항상 행복하세요
  랄라 (2007-10-02 16:28)  
행복하길 바랄께요~
  오꼐잉 (2007-10-07 22:46)  
애기너무귀엽다.
  ㅇrㄱl천ㅅr (2007-10-09 16:31)  
항상 행복하세용
  좋은정보 (2007-11-16 00:03)  
애기귀엽다요
  좋은정보 (2007-11-16 00:04)  
정말귀엽습니다.
  랄라 (2007-11-21 14:15)  
애기가 정말 귀엽네요
  나좀짱인듯 (2008-01-05 08:33)  
저런남자가몇이나있을까ㅠㅠ
  참치내꺼 (2008-01-06 13:47)  
우와..멋있다저분
  우왕짱굳ㅋ (2008-01-07 03:21)  
애기가진짜귀엽네... 다행이다저렇게라도부부사이가풀려서
  핫앙 (2008-01-08 05:05)  
우와ㅜㅜ너무조앙
  joel (2008-01-13 00:41)  
행복하게 사세요
  내가쫌겹지 (2008-01-13 10:05)  
애기개구쟁이~
  후알유 (2008-01-13 10:28)  
하긴노력해서안되는일은 없다고봐요ㅋㅋ
  ggs77 (2008-01-13 13:21)  
ㅠㅠ우와부럽네요
  joo (2008-01-13 20:03)  
와 정말 아름다운 얘기네요..아기는 너무 귀엽고
  비밀~ (2008-01-14 01:09)  
우왕 굳이에욤^^* ㅋㅋㅋㅋㅋ
  킁킁 (2008-01-14 13:12)  
와.. 애기도 귀엽고ㅎ 이야기도 아름답네요 ^ ^
  으헤헹 (2008-01-14 17:03)  
와 아기 귀엽당~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사랑둥이 (2008-01-14 19:05)  
좋은글 잘 보고 가요^*^!감사합니다!
  웃긴다 (2008-01-15 06:23)  
좋은 부부시네요
  멕시안 (2008-01-16 02:14)  
자상해보이네요!
  모비 (2008-01-16 04:47)  
우와 ㅎㅎ 이혼않고 잘 사셔으면 좋겠어요 ㅎㅎ
  찡요짱 (2008-01-16 11:28)  
그러게요잘사셨으면좋겟음
  aaggg (2008-01-17 00:46)  
나도 저런동생있는데
  나만의석석 (2008-01-17 01:37)  
행복하셨음 좋겟네요 ^^
  yjlee0701 (2008-01-17 03:04)  
좋은 말이네요
  콜라비 (2008-01-17 17:22)  
아유 행복하세요
  샤랄라쏭 (2008-01-18 00:37)  
귤 하나가 다시 행복을
  대화가필요해 (2008-01-18 01:15)  
아름다운글이네요
  minawin (2008-01-18 16:56)  
행복하셍료~~
  raina (2008-01-18 18:12)  
귀엽네요
  E.L.F (2008-01-18 18:16)  
행복하세요~ 아이사진이 너무 귀엽네요
  bal002 (2008-01-19 01:34)  
행복하게 사셔야줘
  크리스쳔 (2008-01-19 02:21)  
가족 모두행복하시길
  에휴에휴에휴 (2008-01-19 14:13)  
애기가 넘 귀여워요
  아키드림 (2008-01-20 15:31)  
정말 아름다운 얘기네요..아기는 너무 귀엽구^^*
  I LUV U (2008-04-08 17:56)  
맞아요 애기 짱 귀엽네요 ^^
  으랏차차돈 (2008-01-20 20:11)  
글이넘길어요
  로테 (2008-01-22 22:38)  
애기 사진 너무 귀엽다 이난것봐
  니가사는그쥡 (2008-01-23 17:58)  
아기 너무 귀엽네요~
  완소누나 (2008-01-23 22:11)  
그 남편도 너무 멋지고 사진의 아기도 귀엽다
  띠요옹 (2008-01-23 23:18)  
애기귀여워 ㅋㅋ멋지네요 남편분
  kk19k (2008-01-23 23:32)  
와.. 애기도 귀엽고ㅎ 이야기도 아름답네요 ^ ^
  폰ㅠㅠ (2008-01-24 00:14)  
애기가밝아보이네요^^
  사과나무의체리 (2008-01-24 12:43)  
애기가 참 밝은 아이같내요
  얄리얄라셩 (2008-01-24 14:01)  
아름다운얘기네요....ㅎ
  qwqw (2008-01-24 22:19)  
아기 너무 귀엽네요
  최승 현 (2008-01-25 02:19)  
행복은 먼곳에 있는게 아니죠~
  danmug (2008-01-25 03:08)  
정말 다행이네요... 힘내시고 건강하시고
  wjdwngp (2008-01-25 12:53)  
힘내시고 일어날 수 있어요^^
  하늘보라 (2008-01-26 01:57)  
참 해맑은 아이네요
  캔딩 (2008-01-26 20:42)  
어느 부인의 이야기도 나왔음좋겠네요
  세종대황 (2008-01-28 01:32)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많다는 것을 ..
  물루 (2008-01-28 14:05)  
저 아기이 젖니봐요
  깜띡이 (2008-01-28 17:02)  
부부란 그렇게 사는거네요..참 보기좋고 아름다워요
  탱이 (2008-01-30 01:32)  
노력 하면 안될겄이 없을꺼 같아요
  하찮은(39) (2008-01-30 16:53)  
힘내세요...부부란 그런거죠
  꿀물리스 (2008-01-30 19:43)  
보기 좋네요 항상 행복하세요
  현이에염 (2008-02-01 21:02)  
맛있는 귤이 먹고싶어요
  으랏차차돈 (2008-02-02 11:36)  
애기야까꿍이다
  gngngn (2008-02-02 23:31)  
작은 관심하나로
  뽕 (2008-02-03 02:57)  
남편이 이런식으로 살다간 안되죠
  하기 (2008-02-03 12:36)  
보기좋네요저렇게살고싶네요
  코크콜라 (2008-02-07 18:47)  
저런가정꾸리고싶어져요
  프히히힛 (2008-02-09 03:21)  
행복하게사시길바랄게요 ㅎ
  슬프닷 (2008-02-09 23:08)  
힘내세요 부부란그런거죠
  조디포스터 (2008-02-14 02:04)  
다행이네요^^서로 돌이켜보고~
  ㅋ.ㅎ (2008-02-16 14:38)  
글이넘길어서 대충흘터밨어여
  ㅋ.ㅎ (2008-02-16 14:38)  
행복하세영ㅁ
  최승 현 (2008-02-27 22:56)  
어머나~ 아이가 너무 장난꾸러기같아요^^
  마돈나 (2008-03-06 17:21)  
행복하게사시구화이팅이예요^^
  kjkj2291 (2008-03-29 18:11)  
이 게시판과 잘어울리는 글이네여
  레골라스 (2008-04-06 12:32)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시기를....
  쌀~보리~ (2013-02-20 16:39)  
서로가 서로에게 익숙해 질수록~처음 서로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를 까먹는거 같아요 ... 사는거에 쫒기다 보니 ...
한번씩 뒤돌아 볼필요가 있는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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