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산업협회 2007년 가요 음반 판매량 집계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2007년 판매량 20만 장을 넘긴 음반은 단 한 장도 없었다.

한국음악산업협회가 15일 발표한 '2007년 가요 음반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SG워너비의 4집 '아리랑'이 19만998장으로 1위를 차지했다. 1999년 협회 집계 이래 처음으로 20만 장 판매 음반이 나오지 않았다.

2000년 협회 집계에서 1위를 차지한 조성모 3집 '아시나요' 판매량이 196만8천967장인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번 SG워너비 판매량은 2000년 집계 순위 47위에 해당한다.

SG워너비를 포함해 지난해 10만 장 판매를 넘긴 음반은 3장. 슈퍼주니어 2집 '돈트 돈(Don't Don)'이 16만4천58장, 에픽하이 4집 '팬(Fan)'이 12만301장을 기록했다. 2000년에는 4장의 음반이 100만 장, 9장이 50만 장, 68장이 10만 장을 넘겼다.

지난해 음반 시장은 2006년보다도 열악했다. 2006년 1위인 동방신기 3집 '오-정.반.합.("O"-正.反.合.)' 판매량이 34만9천317장인 것에 견주면 SG워너비 음반은 15만 장이 적은 수치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가요 관계자들은 "불과 7년 새 음악시장 패러다임이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빠르게 이동한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 "음반을 대신할 수익을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거둬야 하는데 이동통신사와의 수익 배분율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가수들이 "더 이상 음반을 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피부로 느끼는 탓이다.

이승철은 9집 발매 당시 인터뷰에서 "내 음반을 초도 4만 장 찍었다. 내가 이런데 신인들은 어떻겠냐"라며 "이제 CD 개념은 절망적이다. CD는 찍을수록 제작비도 못 건질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승환 역시 CD의 소멸을 언급하며 가수가 멸종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찬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이젠 가수들이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해야 할 시대가 왔다. 온라인에서 디지털 싱글을 유통하는 게 다반사가 된 것도 그 이유다.

한국음악산업협회는 매달 음반제작사 및 유통사에서 판매량을 넘겨받아 집계 및 공개하고 있다.